"시장 성장을 위해서는 인수합병(M&A)이 더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매출 100억~200억원대에 시가총액 500억원대에 멈춘 기업들이 상당하다. 기업이 성장하지 못하다 보니 투자도 이뤄지지 않는다. 투자와 성장이라는 선순환 고리를 만들 필요가 있다."
최영철 SGA솔루션즈 대표(사진)는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국내 보안 산업 성장을 위해서는 보다 많은 M&A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창업과 엑시트가 활성화돼 있는 미국 보안 시장과 달리 한국 보안 시장은 경색돼 있다는 지적이다. 빅딜이 아니더라도 기업끼리의 합종연횡이 수시로 이뤄질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최 대표는 한국정보보호진흥원(KISA, 현 한국인터넷진흥원) 연구원 출신이다. 2000년도 벤처창업 붐이 불 때 직장 선배들과 함께 암호·인증 전문 기업 비씨큐어를 설립하며 민간 시장에 뛰어들었다. 2012년부터 12년째 SGA솔루션즈의 대표직을 역임하고 있다. 한국정보보호학회의 부회장,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KISIA) 부회장, 한국디지털문서플랫폼협회(DDPA) 회장 등 외부 활동도 적극적으로 펼치는 중이다.
SGA솔루션즈는 비씨큐어와 서버 보안 기업인 레드게이트가 합병된 결과물이다. M&A로 몸집을 불리던 SGA가 두 기업을 각각 인수한 뒤 2012년 합병했고 2015년 코스닥에 상장한 직후 현재의 사명으로 변경했다. 운영체제(OS) 단에서 보안을 적용하는 서버 보안을 핵심 사업으로 삼고 있다.
SGA솔루션즈의 특징은 국내 보안 기업 중 가장 M&A에 적극적인 곳 중 하나라는 점이다. SGA라는 사명부터가 Security Global Alliance의 약자다.
최 대표는 2012년 비씨큐어와 레드게이트가 합병하던 2012년부터 줄곧 대표직을 맡고 있다. 그는 "벤처창업 붐 때 굉장히 많은 기업들이 생겨났다. 하지만 좀처럼 매출 규모를 키우지 못했다. 그러던 와중에 은유진 SGA 회장님이 '우리 모여서 한 번 해봅시다'고 해 여러 기업이 힘을 모았고, 그게 SGA가 됐다"고 말했다.
다만 연이은 M&A로 전체 사업을 한데 묶는 것이 어려워졌다. 이후 SGA가 시스템통합(SI), 하드웨어 인프라 판매 사업에 집중하면서 보안 사업은 SGA솔루션즈에 집중됐다. 사업 면에서는 SGA보다도 SGA솔루션즈의 중요도가 높다고 평가받는 이유다.
이토록 M&A에 적극적인 이유에 대해 최 대표는 "생존을 위해 불가피한 일"이라며 "국내 시장 규모가 한정돼 있다 보니 특정 제품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 전체 시장이 100억원인데 150억원 매출을 할 수는 없다. 시장이 점차 커지고 있다지만 인건비 등의 상승을 고려하면 이익은 점차 떨어질 수밖에 없다. 지속해서 신사업을 발굴할 수밖에 없고, 이를 위해 M&A도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SGA솔루션즈 서버 보안 제품 '레드캐슬'
SGA는 SI, SGA솔루션즈는 보안이라는 현재의 체제가 공고해진 것은 2015년 SGA솔루션즈가 코스닥에 상장하면서부터다. 당시 공모를 통해 자금 문제를 해결했다. 캐시카우인 서버 보안을 바탕으로 수익을 거두고, M&A를 통해 추가 기술을 확보하는 전략을 취해왔다. 최근에는 여러 요소 기술을 한데 묶어 통합 제품으로 제공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SGA솔루션즈의 전략이 빛을 본 것은 최근이다. SGA솔루션즈는 지난해 547억원으로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전년 대비 46.6%나 증가한 수치다. 2021년 매출액은 219억원이었는데, 2년 새 2.5배 가까이 늘었다. 보이스아이의 연결 자회사 편입과 급성장 덕이다. 다만 올해 상반기는 전년 동기 대비 17.3% 역성장하며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에스지에이시스템즈 등 일부 계열사의 부진이 영향을 미친 결과다.
최 대표는 "최근 일부 부침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투자를 했지만 아직 성과를 보지 못한 사업 분야가 많다. 이제 막 시장이 형성되는 단계다 보니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내년이나 내후년, 클라우드나 제로 트러스트 등 시장이 확산되기 시작하면 실적으로 이어지리라 확신한다. 지켜봐 달라"고 피력했다.